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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이들은 게임에 열광할까요?
이 질문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아마 어떤 분들은 이러실 거예요. '어른들도 깊이 빠진 사람들 많습니다.' 맞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게임에 열광합니다. 엄마들은 이러실 수 있어요. "난 아니야!". 하지만 너무 단호하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아이들 운동회 때 누구보다 열심히 뛰시잖아요. 그리고 컴퓨터 게임을 전혀 즐기지 않는 저 조차도 내비게이션을 틀고 운전하다가 과속단속카메라가 설치된 곳의 기준 속도를 넘지 않고 통과했을 때 들리는 알림음에 묘한 쾌감을 느낍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상균 교수님은 게임과 인간의 관계를 과거, 현재, 미래로 정확하고 알기 쉽게 이야기해 줍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의 큰 주제는 게임은 인간의 본능이고 지금까지의 인간의 역사에서 게임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게임이 무엇인지, 게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해 줍니다. '유부남이 플레이스테이션 갖는 법'. '유부남이 게임방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공유하는 글들일 자주 눈에 뜨입니다. 남자들에게 게임방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김상균 저자는 그 이유를 원시시대부터 남성의 유전자에 박힌 본능이라고 설명합니다. 원시시대 남성들은 생계를 위해 거친 사냥터를 누볐습니다. 사냥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충분한 휴식을 취합니다. 그리고는 동굴 안으로 들어가 동물의 가족을 뒤집어쓰고 아이들과 역할놀이를 하며 사냥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이 부분에서 사냥, 놀이, 동굴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동굴에서 현실과는 다른 규칙이 적용됩니다. 또한 동굴은 현실과 분리되면서도 안전해야 하기 때문에 동굴의 가장 안쪽에 만들어지곤 했습니다. 이 동굴에 대한 욕구가 오늘날 게임방을 갈망하는 남성들의 욕구와 연결되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되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 중 누가 코로나 19 상황을 잘 헤쳐나갈까요? 답변은 맨 아래에서 드리겠습니다.
미래의 기회는 '게임'안에 있습니다.
저자는 몇몇 기업이 게임을 활용하는 예시를 통해 우리에게 게임에 잠재되어 있는 미래적 가치를 설명합니다. BMW와 보잉은 생산과정에서 게임의 원리는 적극적으로 도입한 가장 좋은 예입니다. 그 열쇠는 VR 고글입니다. VR 고글을 끼면 직원들은 눈앞에 미션 창이 뜨고, 조립해야 할 부품 모양이 그려집니다. 제대로 장착이 되면 통과되었다는 효과음이 들립니다. 여러분이 숙련되지 않은 갓 입사한 사원이라고 하면 실제로 부품을 끼우는 훈련에서 얼마나 강한 긴장감을 느낄지 상상해 보세요. 손에 땀이 날 겁니다. 더군다나 선임 선배님들이 보고 계시다면 등줄기에서도 땀이 나겠죠. 그런데 이걸 VR 고글을 쓰고 한다면 하면 위험요소가 낮아지니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훈련에 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더 잘 해내게 되지 않을까요? BMW와 보잉은 이 기초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1대 1 교육으로 1년 6개월 넘게 걸렸던 숙련공 양성과정을 한 번에 3~5인까지 그룹 교육으로 하면서도 1년 정도로 단축시키는 효과를 보았다고 합니다. 독일계인 플랜트 기업 "Siemens' 사와 호텔 체인 "메리어트" 등 여러 기업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활용해 직업교육을 보다 빠르고 보다 수월하게 해 나가고 있습니다. 나이키는 발 빠른 IT 기술과 협업으로 서비스 앱 출시와 효율적인 광고 진행으로 높은 성장을 일구었습니다. 나이키는 애플과 협업하여 아이팟과 연동된 '나이키+런을 출시했습니다. 그때가 벌써 2006년이니 나이키는 한참 전에 개인의 정보를 수집하여 이를 활용할 서비스 앱을 만들기 위해 이미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운동화에 부착할 수 있는 '나이키+런'을 통해 고객들이 주로 하는 운동 시간, 운동 종목, 운동 강도, 운동 패턴 등 다양한 정보를 데이터화하여 수집합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나이키는 보다 효율적이고 정교화된 광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타깃층에 따라 그들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소재에 초점을 맞춰 생산함으로써 만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이키가 IT 기업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또한 발 빠른 IT 기술의 수용과 적용으로 최고 업계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도 확실합니다.
들어보셨나요? 마지막 전쟁, 바츠 해방전쟁, 오염된 피 사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입니다. 게임을 하지 않아도 그 이름을 익히 들어 알고 있을 <파이널 판타지 14>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게임은 설계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게임 개발사가 수정을 하려고 인력을 총동원했지만 오류를 바로잡는 데에 실패를 하고 맙니다. 개발팀과 운영팀은 게임 세계를 붕괴시키고 새롭게 탄생시키기로 결정합니다. 리부트 프로젝트에 돌입한 개발팀은 유저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세계 멸망에 대한 단서들을 풀기 시작합니다. 유저들은 혼돈과 혼란 속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게임을 해 나갑니다. 어느 날, 게임 운영사에서 서버를 닫는 날짜와 시간을 공지합니다. 현실세계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서비스가 종료되는 것이고, 게임 세계에서 말하자면 세계가 붕괴하는 것이죠. 혼돈에 빠져있던 유저들은 서버가 닫히는 날은 '마지막 전쟁'이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세계가 붕괴되는 것이니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마지막 전쟁의 날 게임 세계로 몰려들어 옵니다. 편을 갈라 싸우던 그들이 모두 한 편이 되고, 자신의 가진 무기를 나눠주고, 상대적 약자들을 보호하며 그들은 끝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고 격렬히 싸웁니다. 마지막 순간 마법사 할아버지가 나와 땅을 두드리며 "Warp!"라고 외치며 서버는 닫히고, 이 할아버지는 유저들을 끌고 다음 시리즈로 이동합니다. <파이널 판타지 14>에서와 같이 게이머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사례는 더 있습니다. <리니지>의 바츠 해방 전쟁이 그중 하나입니다. 게이머들은 개발사가 만들어 놓은 서로 다른 서버의 세계관을 뛰어넘어 전쟁을 펼칩니다. 그들의 옷차림이 내복 같다 하여 내복단이라는 이름까지 생깁니다. 이 전쟁은 5~6년 동안 이어졌고 참여 인원만 20만 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오염된 피 사건이라고 지칭되는 전쟁입니다. 이 사건 역시 게임에 흥미가 없는 저에게조차 무척 흥미로운 사건입니다. 이 게임은 괴물이 사는 동굴 안에 들어가 미션을 수행하고 나오는 것이 주제입니다. 괴물을 만나면 바이러스에 감염돼 체력이 떨어지고, 미션 수행 후 밖으로 나오면 자연 치유되는 시스템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설계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게임 속에서는 유저가 반려동물처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소환수 캐릭터가 있는데 이 캐릭터는 동굴 밖으로 나와도 치유가 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 유저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소환수를 데리고 나오게 됩니다. 게임 안의 세계는 이 바이러스로 인해 초토화됩니다. 오류로 인해 게임이 중단될 위험에 처한 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생깁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이 바이러스와 싸워가기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게임 개발사가 버그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준 거죠. 이 사례들을 읽으며 전 생각했습니다. "나도 그들과 함께 싸우고 싶다!"
게임 인류
이 책은 게임을 좋아하기 시작하여 통제가 어려웠던 제 사춘기 아들을 위해 집어 든 책입니다. 그리고 게임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관점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게임을 추구하는 것은 모든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님들이 스마트 폰이 대중화되고 아이들 손에 쥐어지면서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고 휘둘리는 것 같은 불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 은연중에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굳건해지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이 현상에서 한걸음 뒤로 나와 객관적인 정보를 토대로 이해해 보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게임에 대한 관심은 오랜 조상들로부터 유전자에 박혀 온 본능이라는 것과 그 게임을 이용해 발전하고 있는 기업들의 예, 게임 안에서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인간다운 문화들을 보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보며 게임 유저들의 관점을 획득한 것이 굉장히 유익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 게임, <파이널 판타지 14>의 마지막 전쟁, <리니지>의 바츠 해방전쟁,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오염된 피 사건은 모두 개발자가 펼쳐놓은 판 위에서 유저들이 창조해 낸 사건들입니다. 그들의 게임 속 오류를 또 하나의 사건으로 변모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미션을 제시하는 형태를 해결하려 한 점, 캐릭터를 이용해 인간다운 면모를 발휘해 게임 안에서 서로도와 사건을 해결하려 한 점에서 저는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시간을 죽이기 위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캐릭터를 가지고 게임 안의 규칙에 따라 현실에서와 똑같이 진심인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글을 그들을 옹호하려고 쓴 글은 아닙니다. 옳다 그르다의 관점으로 읽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런 객관적 이해 없이 게임하는 아이를 바라보면 조금 덜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IT 기술과 접목된 게임의 폭발적 증가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게임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아. 무슨 게임하고 있어?"라고 조금 더 친절하게 말해 줄 수 있습니다. 저자는 게임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가르쳐 줍니다. 많은 분들이 게임 자체를 나쁘게 보는 게 아니라 게임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을 잘 지도해주고 싶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려면 부모님이 게임을 불처럼 여겨 "앗, 뜨거워!" 하며 놀라워할 것이 아니라 바람처럼 "바람이 부네."라고 받아들이는 여유로운 자세를 갖는 것이 그 출발점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불안감과 죄책감을 가지고 게임에 임하지 않게 되고 현실과 게임을 혼돈하지 않으며 게임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을 자연스러운 자신의 본능으로 받아들이게 될 테니까요.
남자아이 VS. 여자아이
이 실험은 게임 디자이너이자 미국 미래연구소 게임 연구개발 분야 개발이사로 활동하고 잇는 제인 맥고니걸 박사의 실험입니다. 결과는 '남자아이가 코로나 19 상황을 보다 잘 이겨낸다'입니다. 대체로 게임을 좋아하는 집단이 많은 남자아이들이 좀비 게임을 통해 좀비와 바이러스를 때려잡는 것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 상황을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기 때문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을 통해 온라인 세상을 자주 접해봤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에도 금방 적응할 거라고 이유를 설명하셨습니다.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는 대목입니다. 우리 역시 조금 더 유연하고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전자기기 게임을 바라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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