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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랭클린, 어디까지 알고 계시나요?

1718년 벤저민 프랭클린은 보스턴에 소재한 형 제임스의 인쇄소에서 도제가 됩니다. 프랭클린은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인쇄소에는 인쇄기 다루는 법뿐 아니라 원고를 교정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어서 프랭클린에게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더구나 책과 신문이 가득한 환경에서 좋은 글들을 수없이 접할 수 있어서 좋은 글을 쓰는 요령도 익힐 수 있었지요. 이 좋은 기회를 십분 활용한 그의 글쓰기 실력은 눈부실 정도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5년 뒤 그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옵니다. 바로 제임스가 [뉴잉글랜드 커런트 The New-England Courant]라는 신문을 창간한 것입니다. 그는 이 신문에 자신의 글을 싣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형은 프랭클린이 기고하는 것을 수락하지 않습니다. 제임스의 눈에는 프랭클린의 글을 미숙해 보였던 것이죠. 프랭클린의 형의 완고한 성격을 알았기에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뉴잉글랜드 커런트]에 기고문을 보내기로 합니다. 훌륭한 수준의 글이라는 제임스가 신문에 기재를 할 것이고 결국 자신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가 만들어 낸 가상인물은 보스턴 사람들의 삶에 존재하는 부조리함을 소신 있는 목소리로 조롱하는 '조용한 공상적 사회 개량가 Silence Dogood'라는 이름의 젊은 미망인이었습니다. 그는 이 가상인물을 최대한 실존화하기 위해 그녀가 살아온 자세한 과거를 그럴듯하게 꾸며냅니다. 그는 이 작업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그의 내면에 이 가상 인물이 생생하게 자리 잡게 되죠. 뜻밖에도 이 '조용한 공상적 사회 개량가'란 젊은 미망인은 앞으로 벤저민 프랭클린의 공적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매 순간 깊은 통찰력을 줍니다.

고난의 연속의 시기를 보내는 프랭클린

젊은 미망인의 이름으로 기고문을 받은 제임스는 이 글을 신문에 싣는 것은 물론 꼭 다시 기고문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메모까지 신문 재면에 추가합니다. 그 글의 위트와 풍자가 아주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프랭클린은 이 상황을 지켜보며 내심 쾌재를 불렀겠죠. 어쨌든 프랭클린은 이 필명으로 계속해서 신문에 글을 실었고, 이 글은 [뉴잉글랜드 커런트]의 가장 인기 있는 코너가 됩니다. 글을 쓰는 실력과 인쇄소에서 업무를 다루는 실력이 빠르게 성장한 프랭클린의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생기고 형에게 자신이 그 젊은 미망인임을 고백하고자 마음을 먹습니다. 워낙 인기 있는 코너였고 본인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형의 칭찬을 기대했지만 형은 동생의 거짓말을 알고 불같이 화를 냅니다. 결국 같이 일하기가 어려워져 프랭클린은 필라델리아로 향합니다. 5년 동안 형의 인쇄소에서 익힌 인쇄 기술 실력이 있었기에 보스턴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필라델피아 인쇄소들의 기술력과 지역신문의 형편없는 글 수준에 그는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희망을 갖게 됩니다. 역시나 그의 실력은 곧 사람들 사이에 인정을 받습니다. 당시 펜실베이니아 총독이었던 윌리엄 키스는 필라델피아를 문화의 중심 도시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큰 포부를 품은 사람이었고 그의 눈에 벤저민 프랭클린의 뛰어난 필력이 뜨입니다. 그는 그에게 직접 인쇄소 사업을 시작해 보라며 필요한 자본을 기꺼이 빌려주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런던에 직접 가서 필요한 사항들을 알아오라며 권하며 자신이 자금을 대주겠다고도 하죠. 이에 한 껏 고무된 프랭클린은 인쇄소를 그만두고 곧장 런던으로 떠납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총독의 지원금은 오지 않았고 그가 말만 앞서는 사람으로 유명함을 나중에서야 알게 됩니다. 

마스터리의 법칙

우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이 얼마나 위대한 공적을 세웠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역경을 어떤 통찰력을 가지고 이겨냈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어려서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지 못했고, 자신의 실력을 알아준 사람에게 오히려 배신을 당합니다. 아무런 자본도 없이 런던에 떨어진 프랭클린은 어떻게 헤쳐나갔을까요? 프랭클린은 런던의 큰 인쇄소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워낙 실력이 좋은 기술자였기에 일자리를 얻는 것은 쉬웠습니다. 그러나 다른 작업자들과 어울리지 못해 자신의 업무가 과중되고 자신의 업무에서 자꾸 오류가 나는 일을 겪게 됩니다. 프랭클린을 골탕 먹이기 위한 동료들 때문이었습니다. 이때  프랭클린은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형의 시기심과 적의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던 점, 사업에 들떠 키스 총독의 사람 됨됨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 혼자만의 감정과 생각에 몰입되어 동료 인쇄공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하지 않았던 자신의 잘못된 점을 파악하여 스스로를 변화시키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젊은 미망인을 마음속에 창조하여 키워갔던 경험을 떠올립니다. 상상 속 인물을 창조하기 위해 그녀의 삶에 집중하고 그녀를 온전히 바라보며 그려나갔던 그 과정을 말입니다. 그는 그 접근법을 자신의 생활 전반에 적용하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의 내면으로 들어가 생각하여 그들의 반대와 저항감을 녹이는 방법이나 그들의 악의적인 계략을 저지하는 방법을 쉽게 터득하여 상황을 반전시키는 거였죠. 그는 사람들은 타고난 기질과 성격을 가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이해합니다. 어떤 사람은 키스 총독처럼 가볍고, 어떤 사람들은 제임스처럼 시기와 질투가 강하며, 어떤 사람들은 동료 인쇄공들처럼 타협을 모릅니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고 늘 존재해왔기 때문에 그들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현명함을 이해합니다. 그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그 지식을 토대로 똑똑하게 인간관계를 구축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는 이런 관점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여 응대하는 것을 습관화시킨 프랭클린은 사업과 정치를 하는 동안 많은 아군을 만들고, 적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갑니다.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내면에 관심을 기울이고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러면 그가 불만을 느끼는 부분과 채워졌으면 하는 욕망에 대해 알게 될 것이고, 그것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채워준다면 자연히 그는 나에게 미소를 보내겠죠. 마스터리 법칙은 두꺼운 편이지만 이러한 인물들의 사례 중심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어 쉽고 재미있게 읽힙니다. 이 안에 등장하는 여러 거인들의 사례를 읽고 그들의 등에 올라타 세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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